피오렌티나와 피사의 치열한 토스카나 더비가 벌어졌던 1985년 12월 22일 피렌체, 아르테미오 프란키 스타디움. 경기 결과는 1-1 무승부였지만, 진짜 전쟁은 관중석에서 벌어졌다. 양 팀의 울트라스가 충돌하는 혼란 속에서, 한 노년의 여성은 의연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앉아 있었다. 피사 서포터들에게 ‘리나(Rina)’로 알려진 그녀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팀을 따라다닌 열혈 팬이었다.


피사에서 태어나고 자란 리나는 ‘진정한 피사 사람’으로, 플로렌스(피렌체)에 대한 깊은 반감과 팀에 대한 강한 충성심으로 유명했다. 그날, 피오렌티나의 팬들이 피사 서포터즈를 향해 돌진하자, 리나는 “가서 싸워! 나는 못 간다!”라는 유명한 외침을 남겼다.

리나는 팀이 강등을 당하고, 1994년에는 파산을 겪는 험난한 시기에도 절대 팀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9년, 라 스페치아 원정 경기 중 낙상 사고를 당하면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되었고, 그로 인해 서포터로서의 여정은 끝을 맺었다. 그녀는 몇 년 뒤 세상을 떠났지만, 피사 팬들에게는 충성심과 열정을 상징하는 존재로 남아 있다.
비 오는 날에도 경기장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응원하거나, 이탈리아 전역을 돌며 원정을 떠나던 모습에서 리나는 진정한 서포터 정신을 보여주었다. 그녀를 직접 알았던 사람들, 그리고 함께 관중석에서 뜨거운 순간을 나눴던 이들의 가슴속에 그녀의 기억은 영원히 살아 있다. 피사의 꾸르바 노르드를 대표하는 아이콘, 리나는 언제나 ‘꾸르바 노르드의 할머니(Nonna della Curva Nord)’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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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출처 : https://blog.naver.com/barrabrava365/223871110388
※ 최초 작성일 : 2025. 05.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