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delhak Nouri

네덜란드가 완성한 클럽, 팬, 지역사회의 통합 방식

어느 축구 클럽이든 장기적인 성공의 열쇠는 클럽 자체와 팬, 그리고 그 클럽과 팬이 함께 공존하는 지역사회에서의 조화에 있다. 이 점은 다양한 사례에서 여러 차례 분명하게 드러났으며, 네덜란드에서는 이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전 세계 축구계에 이러한 유대 관계를 진지하게 대하고 강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소 증명하고 있다.

아약스 팬들의 압델하크 누리 지지

2017년 7월, 아약스와 베르더 브레맨 간의 프리시즌 친선경기 도중 비극이 발생했다. 아약스의 가장 젊고 유망한 차세대 스타로 평가받던 ‘압델하크 누리(Abdelhak Nouri)’는 경기 도중 갑자기 쓰러졌고, 심각하고 영구적인 뇌 손상을 입었다. 누리는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그가 다시는 이 아름다운 경기를 뛸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은 곧바로 명백해졌다.

소셜 미디어의 등장 이후,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을 때 “마음과 기도를 보냅니다”라는 표현은 지지를 나타내는 사회적으로 용인된 방식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아약스 팬들에게 그저 온라인상의 공허한 몇 마디 말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수백 명의 아약스 팬들이 압델하크 누리의 가족이 거주하는 집 앞에 모여 촛불을 들고 기도하며 선수와 그 가족을 향한 지지의 뜻을 전했다.

유럽에서 가장 악명 높은 그룹 중 하나임과 동시에 존경받는 아약스 울트라스 그룹 ‘F-Side’의 구성원들 또한 압델하크의 아버지를 위로했고, 이 같은 모습에 그의 아버지는 눈물을 흘렸다. 비극이 발생한 지 약 3주 후, 아약스는 니스와의 챔피언스리그 예선 홈경기를 치렀다. 그 경기에서 F-Side는 압델하크 누리를 지지하는 대형 배너를 공개하기도 했다.

루이스 판 할의 버즈비 베이비즈 추모

새로운 감독이나 선수가 클럽에 합류할 때, 가장 우선시해야 할 일 중 하나는 클럽의 역사, 문화, 팬 등에 대해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네덜란드인 ‘루이스 판 할(Louis Van Gaal)’은 2014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으로 부임했다. 모든 유나이티드 팬들이 말하듯이, 1958년 2월에 발생한 뮌헨 항공 참사와 ‘버즈비 베이비즈(Busby Babes)’의 비극적인 죽음은 클럽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사건이다.

버즈비 베이비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수석 스카우트 ‘조 암스트롱(Joe Armstrong)’과 수석 코치 ‘지미 머피(Jimmy Murphy)’가 발굴하고 육성한 선수들로, 1940년대 후반부터 1950년대에 걸쳐 ‘맷 버즈비(Matt Busby)’ 감독 아래 유소년 팀에서 1군으로 승격한 선수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들 중 다수가 뮌헨 항공 참사에서 목숨을 잃었으며, 당시 평균 연령이 22세에 불과했던 이 팀은 앞으로 몇 년간 유럽 축구를 지배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팀이었다.

판 할은 2015년 뮌헨 항공 참사 기념 추모식에 참석하면서 맨유 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자리 잡게 되었다. 추모식 중 한 팬으로부터 시 한 편을 건네받았고, 그는 그날 오후 열린 공식 클럽 기자회견에서 그 시를 들고나왔다. 클럽의 현재 상황은 그날만큼은 부차적인 문제였다. 판 할은 카메라 앞에서 버즈비 베이비즈에 대한 시를, 그리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존재가 의미하는 바를 전부 낭독했다. 버즈비 베이비즈가 맨유 팬들에게 얼마나 중요한 존재인지를 완전히 이해하고 있던 감독의 감동적인 헌사였다.

로테르담의 테디베어

더비 경기는 어느 도시에서나 매우 격렬하고 적대적인 분위기가 될 수 있으며, 로테르담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2018년 열린 페예노르트와 SBV 엑셀시오르 간의 더비 경기에서는 양 팀 팬들이 단 90분의 축구보다 훨씬 더 큰 의미를 지닌 하나의 목적을 위해 뭉쳤다. 이날 경기에는 팬들이 테디베어를 들고 입장하는 것이 허용되었고, 전반전 20분이 되자 수천 개의 봉제 인형이 상단 관중석에서 하단 관중석과 그라운드로 쏟아졌다.

수거된 모든 테디베어는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 소피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에게 기부되었으며, 그중 일부 아이들은 직접 경기장에 와 있기도 했다. 축구로 인해 갈라진 도시가, 가장 연약하고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을 위한 사랑으로 하나 된 순간이었다.

어머니의 날

“어머니는 늘 옳다”라는 말은 보편적인 진리로 여겨지며, 많은 프로 축구 선수들이 자신의 성공의 가장 큰 이유로 어머니의 영향을 주저 없이 꼽곤 한다. 2015년 어머니의 날, 아약스가 캄뷔르와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어머니와 함께 입장할 수 있도록 한 결정은, 그라운드 위에서 활약하는 재능을 길러낸 여성들에게 바치는 적절한 헌사로 널리 찬사를 받았다.

브레다의 영웅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동안, 의료 종사자들은 감염자들을 돕기 위해 가장 위험한 환경 속에서 밤낮으로 일해왔다. 네덜란드 브레다에서도 전 세계 수많은 지역과 마찬가지로 도시 전체가 완전히 봉쇄되었다.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없었던 NAC 브레다의 두 울트라스 그룹 ‘Fr0nt-76’와 ‘Breda Locos’는 협력하여 도시의 주요 병원에 현수막을 걸었다.

이 현수막은 병원 직원들에게 도시 전체가 그들의 편이며, 그들이 얼마나 놀라운 일을 해내고 있는지를 상기시켜 주기 위한 것이었다. 현수막에는 “여기, 브레다의 영웅들이 일하고 있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으며, 이는 시민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걸고 헌신하는 의료진들에게 작지만 큰 위로가 되었다.

주목할 점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기간 동안 유럽 전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모습들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다른 클럽들의 울트라스들 또한 의료진들에게 지지를 보내는 대형 배너 메시지를 전했다. 여기에는 페예노르트 로테르담, PSV 아이튼호벤, 포르투나 시타르트, FC 덴 보슈, 로두 JC 케르크라데, NEC 나이메헌 등이 포함된다.

네덜란드인들은 자신들이 속한 지역사회와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 때로는 축구가 전부가 아니며,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향한 지지가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일보다 더 우선시되어야 한다. 전 세계에는 지역사회와의 관계에 있어 네덜란드로부터 한두 가지쯤은 배워야 할 팬 그룹과 클럽들이 여전히 많다.

※ 새로운 정보 파악 시, 본 콘텐츠에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
※ 원문 출처 : https://blog.naver.com/barrabrava365/223845542659
※ 최초 작성일 : 2025. 0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