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에노스아이레스 빈민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단 하나, 바로 축구다. 마라도나 또는 테베스처럼 뛰는 것이 최고의 꿈이지만, 경기장 밖에는 또 다른 선택지가 있다. 그것은 바로 이 스포츠를 지배하는 폭력적인 갱단 중 하나에 들어가는 것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팬들 사이에서의 삶을 다룬 놀라운 르포르타주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위험한 빈민가 중 하나인 ‘비야 피오리토(Villa Fiorito)’에 사는 많은 사람들처럼, ‘호세 멘데스(Jose Mendez)’도 성공을 향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때마다 도전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5년 전, 그는 라이벌 축구팀의 유니폼을 어깨에 걸치고 자신의 동네에서 승전보를 전하는 전사처럼 행진했다.
입에 담배를 문 채로, 마른 몸에 농구 저지를 걸치고 있는 멘데스는 그 유니폼을 차지하기 위해 벌였던 싸움을 이야기한다. 중요한 경기가 끝난 뒤의 북적이는 거리, 저항하던 상대 팬, 약물과 싸구려 맥주로 흥분된 상태의 자신이 그 팬을 길바닥에 쓰러뜨리고, 얼굴에 사커킥을 날리고 마침내 그 유니폼을 벗겨냈던 일들 말이다.
그는 가족이 사는 집 앞 비포장도로를 오르락내리락하며 그 승리의 행진을 다시금 재현하며 말했다. “내가 그 셔츠를 가져갔어. 어깨에 걸치고 동네를 걸어 다녔지, 모두가 쳐다보는 가운데. 그 이후로 나는 인정받았어. 사람들이 내가 클럽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된 거지. 나는 이제 그들 중 하나가 됐어.”
아르헨티나 전역의 많은 가난한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축구는 멘데스의 삶과 정체성을 형성해왔다. 그는 축구가 자신의 인생에서 유일하게 찬란한 존재라고 말한다. 그것은 가난, 범죄, 실업으로 둘러싸인 자신과 어린 가족의 단조로운 일상 속에 드리워진 한 줄기 빛이었다.
하지만 최근, 그 열정은 멘데스를 다른 길로 이끌었다. 피오리토 거리에서 승리의 행진을 벌인 이후, 멘데스는 바라브라바가 되었다. 그는 스스로를 클럽을 위한 ‘병사’라 칭하며, 지금은 아르헨티나의 수백만 파운드 규모 축구 산업을 거의 제한 없이 좌지우지하는 잘 조직된 폭력적 팬 네트워크의 일원이 되었다.

세계적인 명문 클럽들 또한 팬들의 권력은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르렀다. 아르헨티나의 ‘바라스 브라바스(Barras Bravas)’는 폭력과 협박을 무기로 삼아, 불법적인 사업, 자금 세탁, 마약 거래를 통해 매년 수십만 파운드에 달하는 이익을 챙기고 있다. 이 모든 것은 경찰과 국가의 부패를 기반으로 하며, 심지어 클럽과 선수들조차 이들을 지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팬들은 어떻게 이토록 강력한 권력을 가지게 되었을까? 아르헨티나의 세계적인 명문팀 ‘보카 주니어스(Boca Juniors)’의 ‘라 봄보네라(La Bombonera)’는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부의 노동자 계층 지역인 ‘라 보카(La Boca)’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그곳에 들어서면 트럼펫 소리가 울려 퍼지고 수천 명의 팬들이 경기장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고 열광한다.
나의 옆에는 시끄럽고 열광적인 분위기 속에서, 보카 셔츠를 입은 한 남성이 조용히 기도하고 있었다. 그는 얼굴을 하늘로 향한 채 간절히 두 손을 모으고 있었다. 선수들이 야수의 울음소리 같은 함성과 함께 경기장으로 들어서자, 그 남성은 밤하늘을 향해 자신의 팀에 대한 사랑을 절규했다. “보카! 보카! 보카!” 그는 외쳤고, 눈물이 그의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는 팔을 아래의 조그만 선수들을 향해 뻗으며 외쳤다. “사랑해, 사랑해.”
경기장 아래쪽, 일명 ‘인기석(La Popular)’이라 불리는 구역에는 보카 주니어스의 하드코어 팬 집단, ‘라 도세(La12·La Doce)’가 온몸으로 열광을 쏟아내고 있다. 그들은 파란색과 노란색 셔츠를 머리 위로 휘두르며 춤추고, 노래하고, 북을 두드리며 하나의 덩어리처럼 격렬히 움직인다.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그들은 관중석과 경기장을 나누는 철망 울타리 쪽으로 몰려들며, 몸을 철망에 부딪히며 팀의 승리를 위해 절규한다.
경기 내내 La12가 응원을 선창하며, 그들의 열광적인 환호는 그라운드 위 선수들에게 활력을 불어넣는다. 만약 관중이 경기의 느릿한 흐름에 불만을 품기 시작하면, 선수들은 지지와 격려를 다시금 얻기 위해 라 도세를 바라본다. 하지만 라 도세는 세계에서 가장 열정적인 팬들이라는 명백한 명성을 지닌 동시에,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가장 흥미진진한 클럽 축구를 배출한 이 나라에서 가장 악명 높고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바라브라바(Barra Brava)’ 집단 중 하나로 진화해왔다.

클럽이 수익성이 높아질수록, 팬들이 차지하려는 몫도 커진다. 가장 영향력 있는 바라스 브라바스는 매달 수천 달러를 티켓과 주차장 이권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며, 경기장 내에서 판매되는 클럽 굿즈와 음식, 음료 등의 수익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야기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수년간 축구 부패를 추적해온 아르헨티나 기자 ‘구스타보 그라비아(Gustavo Grabia)’는 가장 거대한 바라브라바 그룹들이 선수 이적 시 발생하는 이적료의 최대 30%를 챙기고, 일부 선수들의 급여 중 최대 20%를 떼어간다고 주장한다.
멘데스 같은 평범한 남성들에게 바라브라바가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손을 더럽히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면 누구든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마치 꿈같았어요. 매주 경기에 가고, 누군가가 된다는 건 말이죠. 경기장에 가면 우리는 영웅처럼 환영받아요. 보안 검색도 필요 없고, 어떤 질문도 받지 않아요.” 그는 잠시 멈춰서 두 손을 들고 승리의 포즈를 취하며 말한다. “그 안에서는 우리가 왕이죠!”
그는 가명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바라브라바의 우두머리들이 자신이 기자와 얘기한 사실을 알게 되면 큰일 난다고 그는 말한다. 그러면서 손가락을 총 모양으로 만들어 머리에 겨누고는 상상의 총알을 쏘는 시늉을 한다. “이 사람들, 바라브라바를 운영하는 보스들은 네가 누구든 상관하지 않아. 그들과 대립하면, 그들은 너를 쫓을 거고, 너와 네 가족까지 해치러 올 거야.”
아르헨티나에서 축구는 항상 피를 동반해왔지만, 지난 10년 동안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현재까지 축구와 관련된 사건으로 사망한 사람은 약 190명에 달하며, 그중 14명은 최근 18개월 사이에 목숨을 잃었다. 2002년에는 특히 유혈이 낭자했던 시즌이 있었고, 그 해에만 5명이 사망했으며 무수한 이들이 총상과 흉기에 의해 다쳤다. 그 결과, 아르헨티나 정부는 축구 폭력을 국가적 비상사태로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몇 년 사이, 폭력은 경기장의 관중석을 넘어 수도의 거리로 옮겨갔다. 서로 다른 바라브라바 간의 세력 다툼이 총격전, 차량을 이용한 습격, 마피아식 처형으로 번지며 도시를 불태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데스는 여전히 자신이 어떤 위대한 일에 참여하고 있다고 믿는다. “우리에게 자랑스러워할 게 우리 팀이나 이 등에 입은 클럽 셔츠 말고 또 뭐가 있죠?”

그는 자신의 집을 둘러보며 화난 듯 손짓한다. 무너져가는 벽, 여섯 아이들이 자는 눅눅한 매트리스, 구겨진 축구 포스터, 깜빡이는 전구들. 그는 나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더니, 빛이 바랜 벽화 아래에 앉아 있는 10대 두 명을 가리킨다. 벽화에는 비야 피오리토가 낳은 가장 유명한 인물, 디에고 마라도나가 그려져 있다. 몇 페소만 있으면, 동네 주민들이 관광객들을 데리고 마라도나가 기술을 연마하던 그 축구장을 보여준다. 지금은 금이 가고 잡초로 뒤덮인 콘크리트 조각에 불과한 그곳. 혹은 쓰레기로 뒤덮인 마라도나 가족 집 앞마당을 보여주기도 한다.
두 소년은 금이 간 벽화에 등을 기대고 앉아 ‘파코(Paco)’를 피우고 있다. 파코는 코카인 정제 찌꺼기를 이용해 만든 값싸고 독성이 강한 마약으로, 아르헨티나의 가장 가난한 ‘바리오(Barrio·빈민가)’에서 창궐하고 있으며 매년 수많은 젊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저 둘, 예전엔 내 아들들이랑 같이 축구하던 애들이에요.” 멘데스가 말한다. 그는 그중 한 명을 가리킨다. 한때 다리였던 부위는 이제 더러운 붕대로 감긴 절단된 끝자락이 되어 있었다. “저 아이는 마약에 너무 취해서 철로에 누워 있다가 기차에 치였어요. 1년 안에 저 둘 다 죽게 될 겁니다.”
멘데스에게 마라도나는 축구가 지닌 변화의 힘을 증명하는 존재다. 이곳에서는 축구 선수들 말고는 아무도 빈민가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그는 말한다. “마라도나는 이 거리에서 자랐어요. 그가 축구하는 걸 기억해요. 모두가 그가 천재라는 걸 알고 있었죠. 그는 재능을 받았고, 가족 전부를 이곳에서 벗어나게 했어요. 카를로스 테베스도 마찬가지예요. 그는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슈퍼스타가 되었죠.”

아무리 애써봤지만, 멘데스는 그다지 유능한 바라브라바 병사는 되지 못했다. 그는 조직의 주변부를 맴돌았을 뿐, 실질적인 돈을 벌어본 적은 없다. 이제 그는 아내에게 술과 마약을 끊겠다고 약속했고, 폭력을 감당할 체력도, 사업 수완도 갖추지 못했다.
며칠 뒤, 멘데스는 나에게 진짜 실력자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한다. 우리는 도시를 가로질러 버려진 철도 측선을 향해 간다. 그곳에서 만난 이는 세 아이의 아버지인 ‘페페 디아스(Pepe Diaz, 가명)’. 멘데스에 따르면, 디아스는 아르헨티나의 축구 마피아 내부 구조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인물이다. 도착했을 때 디아스는 일하고 있었다. 그의 허리춤에 찬 휴대전화는 끊임없이 진동하고 있었다. 그가 손을 비비며 말한다. “이번 판은 클 거야. 큰 경기, 큰돈이 들어오지.”
멘데스와는 달리 디아스는 사업 수완이 뛰어난 인물로, 빠르게 조직 내에서 승진했다. 대화 내내 그는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대해 일종의 소유권을 지닌 듯한 태도를 풍긴다. 그의 팀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남부의 가난한 거리에서 시작해,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알려진 클럽 중 하나가 되었다. 디아스에게 바라스 브라바스는 단지 정당한 몫을 가져가고 있을 뿐이다. 디아스는 말한다. “여기 아르헨티나에서 축구는 곧 우리야. 축구는 우리 거라고. 선수들, 클럽들 모두 우리 덕분에 존재하는 거야. 그런데 왜 양복 입은 놈들만 돈을 벌어야 하지? 우리는 단지 우리가 받아야 할 몫을 가져가는 거라고.”
멘데스처럼, 디아스 역시 아르헨티나의 빈민가에서 태어나 자랐다. 지금은 그곳에서 자신의 어린 가족을 키우고 있다. 주중에는 ‘카르토네로(Cartonero)’로 일하며 가족을 먹여 살린다. 그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의 탱고홀과 스테이크 레스토랑을 지나며 손수레를 끌고 다니고, 버려진 판지를 주워 재활용으로 생계를 유지한다. “나는 매일 밤 도시를 돌아다녀요. 사람들은 나를 스쳐 지나가며, 마치 내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쳐다보지도 않죠. 가난한 사람으로서, 나는 투명인간이에요. 하지만 주말에는 달라요. 사람들이 우리를 봐요. 나를 봐요.”

디아스는 자신이 속한 바라브라바 그룹이 축구 비즈니스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 “영국에서는 팬들, 그러니까 훌리건들이 강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우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거기선 그냥 술 마시고 싸우는 게 전부였잖아. 우리는 술 마시고 싸우는 건 물론, 비즈니스도 해요. 우리는 단순히 경기장에서 클럽을 위해 노래 부르고, 거리에서 서로 죽이는 원숭이들이 아니에요. 그 사람들은 우리에게서 한 수 배워야 해요.”
디아스는 맥주병을 한 손에 쥔 채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흙 위에 원을 그리며 바라브라바의 철저하게 조직화된 위계 구조를 설명한다. 맨 꼭대기에는 보스들이 있다. 공포심을 통해 이 세계를 지배하는 잔인한 남성 여섯 명가량이다. 이들은 연간 최대 10만 페소(약 7만 파운드)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인구의 30%가 빈곤선 아래에 사는 아르헨티나에서 엄청난 수입이다.
가장 아래에는 동네의 평범한 남자들과 열정적인 축구 팬들이 있다. 그들은 공짜 맥주, 암페타민, 마리화나를 받으며, 경기장에 파견되어 팀을 위해 노래를 부르고 거리에서는 보스들의 지시를 수행한다. 중간에는 디아스와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점점 바라스 브라바스를 무시할 수 없는 범죄 세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클럽에 충성을 보인다는 걸 증명해야 했어요. 그래서 싸움을 했죠. 뭐든 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였어요. 그들이 신뢰를 주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돈에 관여할 수 있게 돼요. 그러면 진짜로 조직의 일부가 되는 거죠.”
대부분의 바라브라바 병사들처럼, 디아스도 처음에는 경기장 주변 거리에서 차를 세우려는 팬들에게 주차비로 4060페소(약 810파운드)를 받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을 설득해 돈을 걷는 데 천부적인 재능을 보였고, 경기 한 번당 약 2,000페소(약 300파운드)의 수수료를 벌었다고 추정한다. “처음에는 주차 관리부터 시작하죠. 그러다 점점 경기장 밖에서 티켓을 암표로 팔게 되고…”
그는 경기 도중에는 주로 스피드와 마리화나 같은 총기와 마약을 관중석을 통해 유통한다고 말한다. “실제로 많은 일들이 경기장 안에서 벌어져요. 거기서는 우리가 거의 손댈 수 없는 존재거든요. 우리가 원하는 건 뭐든 할 수 있어요. 거긴 우리 땅이에요.” 디아스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런 일들이 클럽, 선수, 경찰의 공모와 묵인 없이 벌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와 같은 구조는 아르헨티나 안팎에서 오랫동안 많은 추측과 보도의 대상이 되어왔다.

1950년대, 바라브라바는 원래 열정적인 팬들의 집단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클럽 이사회에 선출되기 위해 정기권 보유자들의 표가 필요했던 클럽 관계자들은 이 팬들에게 셔츠와 무료 티켓을 제공했다. 팬들이 그렇게 클럽 운영에 발을 들이자, 그들의 요구는 점점 커졌고, 폭력과 혼란을 불사하는 태도는 클럽에 대한 그들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시켰다. 오늘날 바라브라바의 권력을 무너뜨리려는 사람들에게 가장 큰 문제는, 이 세력의 부상으로 이익을 얻고 있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카를로스 데 로스 산토스(Carlos de los Santos)’는 아르헨티나 정부가 축구 경기에서 늘어나는 폭력을 해결하기 위해 신설한 ‘스포츠 생중계 안전 특별기구(Seguridad en Espectáculos Futbolísticos)’ 소속이다. 내가 왜 이토록 진전이 없는지를 묻자, 그는 지친 얼굴로 대답한다. “부패는 아르헨티나에 만연해 있고, 그게 바로 바라브라바가 이렇게까지 강력해질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문제는 모두가 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거예요. 바라 보스들을 감옥에 넣는다고 해결되지 않아요. 그건 이미 시도해 봤습니다. 바라스를 무너뜨리려면 그들의 정치적 연결고리를 끊고, 그들의 활동에 가담한 경찰들을 뿌리부터 제거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건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솔직히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는 그게 어떻게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당국의 단호한 조치가 부재한 상황에서, 결국 바라브라바의 폭력에 가장 깊이 상처받은 이들이 직접 싸움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르헨티나에서 바라브라바에 맞선 전선의 최전방에는 뜻밖에도 조용한 말투를 지닌 60대 후반의 여성 ‘릴리아나 수아레스 데 가르시아(Liliana Suárez de García)’가 있다. 그녀의 옷깃에는 아들 다니엘의 얼굴이 그려진 배지가 달려 있다.
다니엘은 1995년 코파 아메리카 대회 기간 중 우루과이에서 열린 경기장 밖에서 살해당했다. 아들의 죽음 이후 그녀는 오랫동안 책임자들이 정의의 심판을 받도록 싸워왔고, 그 과정에서 자신처럼 아들을 잃은 가족이 수십 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그녀는 ‘아르헨티나 축구 폭력 희생자 유가족 협회(Familiares de las Víctimas de la Violencia en el Fútbol Argentino)’의 회장으로서, 행동을 촉구하는 거의 유일한 목소리 중 하나로 떠올랐다.
“매일 아침 눈물로 하루를 시작해요. 아이가 그립습니다.” 그녀는 눈물을 훔치며 말한다. “그 아이의 죽음은 너무 비극적이었어요. 하지만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았고, 정의도 없었어요. 왜냐하면 그를 죽인 사람들이 경찰과 국가의 보호를 받고 있기 때문이에요. 이젠 멈춰야 해요. 지금 이 순간에도 이익을 챙기는 자들은 사람을 죽이고도 벌을 받지 않고 있어요.”

내가 디아스에게 바라브라바가 축구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적 이해관계의 얽힘에 대해 묻자, 그는 멍한 표정으로 반응한다. “그들이 우리를 이용하고, 우리도 그들을 이용해요. 이게 방식이에요.” 그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경찰도 돈을 받고, 정치인도 돈을 받아요. 다 이익을 보죠. 그들이 힘이 필요하면 우리는 움직이고, 우리가 돈이나 선수 접근을 원하면 우리는 그걸 얻어요. 클럽이 어떤 선수가 제 역할을 못 한다고 생각하거나 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우리가 찾아가서 얘기를 하죠. 아니면 그의 여자친구나 아내가 납치 위협을 받을 수도 있어요.”
“선수들을 실제로 폭행하기도 하나요?” 내가 묻자 디아스가 대답한다. “말이 좀 필요할 때만요. 누가 주인인지 알려주는 거죠.” 하지만 바라 브라바로 사는 삶에는 대가가 따른다. 수익이 치솟으면서, 바라들끼리 서로 등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지난해, 라 도세 내부의 경쟁 갱단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시내 일부를 전쟁터로 만들었고, 그로 인해 여러 명의 무고한 시민들이 다쳤다.
이제 디아스는 자기 침대 옆에 권총을 두고 잠을 잔다. “물론 권력이 커질수록 위험도 커져요. 하지만 그게 바로 감수해야 할 위험이죠.” 그가 말한다. “그만둘까 생각할 때도 있어요. 그런데 주말이 되면 버스를 타고, 술과 마약이 돌고, 북소리가 울리고, 클럽을 위해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면.. 그 순간은 세상에서 가장 좋은 기분이에요.”
멘데스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최근 들어 바라브라바 내부의 삶이 너무 벅차졌고, 그는 이제 빠져나오고 싶어 한다. “주차장 장사나 암표 팔이 정도였을 땐 그래도 괜찮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너무 심각해졌어요.” 작년에 그는 가족과 함께 비야 피오리토에서 벌어진 마약 거래 주도권을 둘러싼 폭력적인 충돌 한가운데에 휘말렸다. 한쪽엔 마약 밀매업자들이, 다른 한쪽엔 다른 클럽의 바라브라바가 있었다.
“그때 우리 아이가 집 밖에 있었어요. 거리에서는 서로 총을 쏘며 달리고 있었고요. 나는 아이 위에 몸을 던졌고, 머리 위로 총알이 날아다니는 소리가 들렸어요. 바라브라바에 있을 땐 내가 누군가였어요. 하지만 그들 없이 나는 그냥 또 하나의 가난한 놈일 뿐이에요. 가족도 제대로 먹이지 못하는 그런 사람. 그래도.. 적어도 살아는 있겠죠.”
※ 새로운 정보 파악 시, 본 콘텐츠에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
※ 원문 출처 : https://blog.naver.com/barrabrava365/223863579667
※ 최초 작성일 : 2025. 05.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