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햄 ICF 라치오 이리두치빌리

런던과 로마의 위험한 우정 : 웨스트햄 ICF & 라치오 이리두치빌리

영국 런던의 웨스트햄을 상징하는 ‘인터 시티 펌(ICF·Inter City Firm)’과 이탈리아 로마의 라치오를 상징하는 ‘이리두치빌리(Irriducibili)’ 사이의 유대 관계는 유럽 울트라스 문화 내에서도 매우 유명한 ‘형제적 관계’ 중 하나이다.

서로의 국가도, 응원하는 팀도, 스타일도 달랐던 그들. 이 유대 관계는 단순한 팬들 간의 교류를 넘어, 두 그룹이 공유하는 정치적 성향과 서포터 철학이 맞물려 형성된 특별한 우정이다.

인터 시티 펌 & 이리두치빌리 : 제멜라조의 핵심 배경

두 그룹의 연결 고리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웨스트햄 ICF의 전설적인 멤버이자 작가이기도 한 ‘카스 페넌트(Cass Pennant)’이다.

두 그룹 모두 우익 성향이 강한 서포터즈로 분류되는 가운데, 아이러니하게도 카스 페넌트는 흑인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정이 형성될 수 있었던 것은 ‘안티 에스타블리시먼트’, 즉 ‘기득권 반대’ 정서를 공유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페넌트는 영국을 넘어 유럽에서 인정받는 거물급 훌리건이었다.

교류의 시작은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유럽 대항전이나 양측 멤버들 사이의 개인적인 방문을 통해 교류가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라치오의 이리두치빌리는 영국의 ‘캐주얼(Casuals)’ 문화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는데, 이때 ICF가 그들의 롤모델 역할을 하기도 했다.

거기에 양 팀 모두에서 뛰었던 ‘파올로 디 카니오(Paolo Di Canio)’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디 카니오는 이리두치빌리의 정식 멤버는 아니었지만, 정서적으로 스스로를 이리두치빌리의 일원이자 울트라스라고 생각했던 인물이다.

그는 웨스트햄 현역 시절 ICF와도 좋은 관계를 맺고 있었다. 그는 이 우정의 ‘살아있는 상징’ 역할을 했고, 그가 웨스트햄에서 활약할 때 이리두치빌리는 물론 일반 라치오 팬들도 런던을 방문해 응원하는 일이 잦았다.

라치오의 홈 경기장인 스타디오 올림피코의 꾸르바에는 종종 ‘ICF’ 로고가 새겨진 깃발이나 웨스트햄의 상징인 ‘해머(Hammers)’ 문양이 등장한다. 반대로 웨스트햄 경기장에서도 라치오의 상징인 독수리 문양을 볼 수 있다.

두 그룹은 서로의 로고가 합쳐진 스카프나 티셔츠를 제작해 입기도 하며, 이는 유럽 울트라스들 사이에서 매우 깊은 유대감을 뜻하는 행동으로 여겨진다.

CN SSL & ICF WEST HAM 그리고 파올로 디 카니오

‘파올로 디 카니오(Paolo Di Canio)’는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발언했다.

글랜드의 울트라 스타일(Ultra style)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치오의 티포시(Tifosi)들이 이탈리아에 잉글랜드 스타일을 가장 먼저 도입했습니다. 원래 ‘이글스(Eagles)’가 이 방식을 정립했고, 이후 ‘이리두치빌리(Irriducibili)’가 이를 이어받아 재정의했죠. ‘폴 개스코인(Paul Gascoigne)’이 라치오에 왔을 때 잉글랜드 스타일이 더욱 강조되긴 했지만, 오해하지 마세요. 이 스타일은 그가 오기 전부터 이미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팀을 응원하는 잉글랜드의 방식을 깊이 존경합니다. 그들이 경기장에서 만들어내는 분위기, 찬트(응원가)의 어조와 리듬은 제게 있어 세계 최고입니다. 물론 이탈리아 울트라들이 찬트의 창의성과 다양성 면에서는 더 뛰어날지 모르지만, 잉글랜드 팬들이 뿜어내는 그 특유의 강렬함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웨스트햄에 대해 이야기해 보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부터 이적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웨스트햄에서 저는 주장이자 아이돌이었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웨스트햄의 팬들은 노동계층이며, 승리에 굶주려 있습니다. 비록 우승을 많이 해본 팀은 아니지만, 그들에게 이 팀은 사회적인 가치를 지닙니다.

‘해머스(Hammers, 웨스트햄의 별칭)’는 70년대와 80년대부터 잉글랜드에서 가장 열기 넘치는 팬층 중 하나였으며, 특히 ‘인터 시티 펌(ICF)’이 그러했습니다. 그들은 경찰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인터시티 열차를 타고 경기를 보러 다니곤 했죠. 관중석에서 팬들은 저를 위한 찬트를 불러주었는데, 특히 베르디 오페라의 선율을 딴 곡이 기억에 남습니다. “파올로 디 카니오, 파올로 디 카니오!”

‘업튼 파크(Upton Park)’에서 제가 가장 좋아했던 장소는 메인 스탠드와 웨스트 이스트 엔드 구역 사이의 코너 쪽이었습니다. 그곳이 경기장에서 가장 뜨거운 구역이었고, 저는 골을 넣을 때마다 팬들로부터 에너지를 충전하기 위해 그곳으로 달려가 세리머니를 하곤 했습니다.

의류 스타일에 대하여.

저는 너무 정형화되거나 최신 유행만을 쫓기보다는 자유롭게 입는 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현재 무엇이 유행하는지에 대해서는 늘 관심을 두려 노력합니다.

이리두치빌리(Irriducibili)에 대하여.

나는 ‘꾸르바 노르드(Curva Nord)’의 일원으로 활발히 활동했습니다. ‘디아볼릭(Diabolik)’, ‘유리(Yuri)’, ‘게포(Geppo)’ 같은 친구들을 잘 알고 지냈습니다. 이리두치빌리는 지난 수십 년간 라치오에서 가장 상징적인 그룹 중 하나였습니다. 나는 공식적으로 그들의 크루에 속하지는 않았고 독립적으로 남기를 선호했지만, 그들의 정신세계와는 항상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습니다.

짧은 기간 동안 ‘이글스(Eagles)’ 그룹의 일원이기도 했습니다. 이글스 시대에는 ‘조벤투 비안카주라(Gioventù Biancazzurra)’, ‘바이킹(Viking)’, ‘비질란테스(Vigilantes)’ 같은 다른 그룹들도 존재했습니다.

이글스가 좀 더 대중 기반의 그룹이었다면, 이리두치빌리는 원래 소수 정예 크루로 시작되어 새롭고 독창적인 정신을 가졌던 곳이었습니다. 이후 그들은 꾸르바 전체를 하나로 통합하는 운동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퍼포먼스 측면에서 라치오 팬들은 항상 모델로 여겨졌습니다. 이글스가 선보였던 그 유명한 “라치오 넬 쿠오레(Lazio nel cuore, 마음속의 라치오)” 카드 섹션을 떠올려 보세요.

디 카니오는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이다.

그는 불과 14살 때부터 라치오를 응원하기 위해 꾸르바 노르드에 나가기 시작한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울트라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팀을 응원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다.

천성적으로 그는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는 표현력이 풍부한 사람이었고, 그것이 울트라들이 그를 사랑하는 이유다. 그가 현역 선수로 뛰고 있을 때도 울트라들은 종종 그를 자신들의 모임에 초대하곤 했다. 파올로는 축구계 밖에서 일어난 과거의 일뿐만 아니라 지금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아주 많은 것을 알고 있다.

이리두치빌리는 디 카니오를 단순한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라 ‘우리 중 한 명(One of us)’으로 대우했다. 그가 골을 넣고 관중석으로 달려가 경례를 하거나, 그들의 가치를 대변하는 발언을 할 때마다 결속력은 더욱 강해졌다.

디 카니오의 영향력은 런던까지 이어졌다. 그는 ICF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충성심’ 그리고 ‘쇼맨쉽’을 동시에 갖춘 인물이었다. ICF의 핵심 멤버들은 디 카니오를 위한 응원가를 만들었고, 그가 골을 넣으면 경기장 근처 펍에서 “라치오에서 온 우리 형제”라는 찬사를 보냈다.

이런 연관성으로, ICF는 이탈리아 울트라스의 화려한 티포와 조직력을 배웠고, 이리두치빌리는 영국의 ‘캐주얼 패션’과 ‘테라스 문화’를 흡수했다. 그 중심에는 두 그룹 모두로부터 ‘패밀리’로 인정받는 유일한 인물, 디 카니오가 있었다.

카스 펜넌트의 인터뷰

ICF의 리더 카스 페넌트는 자신의 유튜브나 인터뷰에서 라치오 울트라스와의 관계에 대해 종종 언급한다. 그는 이리두치빌리를 향해 “유럽에서 우리와 가장 닮은 이들은 로마의 라치오 팬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 그룹은 공식적인 경기 일정이 없어도 서로의 도시를 방문해 동맹으로서 역할을 한다. 특히 2010년대 중반, 웨스트햄의 ICF 핵심 멤버들이 스타디오 올림피코의 꾸르바에서 이리두치빌리와 서로의 스카프를 교환하며 경기를 관람한 기록이 많다.

라치오의 팬들은 영국 훌리건의 ‘터프함’과 ‘캐주얼 패션’을 동경했고, 웨스트햄의 팬들은 이탈리아 울트라스의 조직적인 ‘티포’와 ‘대규모 화력’을 높게 평가하며 서로를 “유럽에서 가장 진실된 그룹”으로 인정했다.

특히 두 그룹은 사회 시스템과 공권력에 저항하는 ‘우익 성향의 저항 의식’을 공유하며 결속했다. 경찰의 과잉 진압이나 구단의 상업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때, 두 그룹은 서로의 구호를 인용하거나 지지 성명을 내기도 한다.

참고 자료 :
<Interview – Cass Pennant, Lazio Irriducibili connection>
<The Guardian – “The Extremists”>
<The Real Football Factories>
<Ultras-Tifo.net Forum>

<SS 라치오 울트라스 Irriducibili 이야기> Click

<웨스트햄 훌리건 Inter City Firm 이야기> Click

<논란의 중심에 선 인물, 파올로 디 카니오 이야기>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