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ras Bravas

바라스 브라바스, 열정을 넘어 범죄로까지

얼마 전 아르헨티나 팀과 칠레 팀 간의 축구 경기에서 발생한 심각한 난동은 ‘바라스 브라바스(Barras Bravas)’로 불리는 폭력적인 팬 집단의 세력이 얼마나 강력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이다. 이들은 이제 사실상 범죄 조직으로 변질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이 대륙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여전히 이를 무시하고 있는 듯하다.

“그들이 내 부모님 집에 와서 집과 트럭을 향해 총을 쐈어요. 인스타그램으로 아내와 아들을 향한 협박도 받았습니다.”

이것은 마약 조직이나 범죄 조직의 피해자의 증언이 아니다. 칠레에 거주하는 아르헨티나인으로 ‘인데펜디엔테(Independiente)’의 팬인 한 남성의 이야기이다. 그는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일어난 칠레 팀 팬들의 집단 구타 시도에 대한 보복으로, ‘우니베르시다드 데 칠레(Universidad de Chile)’ 팬들의 앙갚음에 희생된 또 다른 피해자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진행된 인데펜디엔테와 우니베르시다드 데 칠레의 남미 대항전 코파 수다메리카나 경기 중 벌어진 폭력 수준은 충격적이었다. 관중들은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생중계했다. 남미축구연맹의 규정상 이런 사건의 중계는 금지되어 있지만, 동시에 폭력적인 팬 집단 간의 사건이 일어나더라도 경기를 중단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외였다. ‘el Rojo(인데펜디엔테)’와 ‘la U(우니베르시다드 데 칠레)’간의 경기에서 후반전은 치러지지 않았다. 부상자 19명(이 중 2명은 중상)과 100명 이상의 체포자는 당국이 더 이상 눈 감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인데펜디엔테의 홈구장에서, 아르헨티나 팬들이 칠레 팬들의 공격에 맞서 잔혹하게 주먹질을 하는 장면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그리고 다시 한번, 모두가 알고 있던 사실이 드러났다. 라틴 아메리카의 과격 팬 집단은 스포츠를 넘어선 사회적 재앙이며, 우리 사회의 가장 원시적이고 범죄적인 단면을 아주 잘 드러낸다는 것이다. 10년 넘게 이 현상을 연구해온 학자이자 살베모스 알 풋볼의 부회장이기도 한 ‘디에고 무르시(Diego Murzi)’는 이렇게 말했다.

“그날은 축구에서 흔히 나타나는 폭력의 요인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인 셈이었죠. 우리는 마치 부족 전쟁 같은 행동을 하는 팬들을 봤습니다. 원정 팬들이 ‘영억’을 침범하고 현지 팬들을 도발했으며, 현지 팬들은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겠다’는 논리로 대응했죠. 이번 사건의 새로운 점은 바로 그 ‘연출’이에요. 우리는 최근 몇 년간 이런 장면을 보는 데서 멀어져 있었죠.”

NGO ‘살베모스 알 풋볼(Salvemos al Fútbol)’의 기록에 따르면, 1922년 이후 아르헨티나에서 경기장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는 352명에 달한다. 여기에 다른 나라의 최근 수치도 더할 수 있다. 브라질에서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57명, 콜롬비아에서는 2001년부터 2019년까지 170명이 사망했다.

상황이 이미 통제 불능 상태에 이른 칠레에서는 2025년 한 해에만 폭력 사건으로 12경기가 중단되었다고 칠레 선수노조가 보고했다. 지난 4월에 있었던 코파 리베르타도레스에서는 칠레의 ‘콜로콜로(Colo Colo)’와 브라질의 ‘포르탈레자(Fortaleza)’가 맞붙기 전, 압사 사고로 두 명의 팬이 사망하기도 했다.

칠레 대학교의 사회학자 ‘로드리고 피게로아(Rodrigo Figueroa)’는 해당 국가의 폭력적 팬 집단 문화를 면밀히 추적해왔다. 그는 극단적인 폭력성 외에도, 칠레의 열성 팬들(주로 콜로콜로와 la U 팬들)이 “대체로 경기장을 실질적으로 장악하고 있으며, 구단주들과 매우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라고 말한다. 이들이 경기의 진행과 리그 운영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피게로아는 이러한 영향력이 “이제 그들에게 일정한 ‘사회적 중요성’을 부여했다”라고 말하지만, 이는 본래 제도화된 스포츠에서 팬 집단이 가져야 할 보조적 역할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팬 문화는 끊임없이 변형되고 내부 투쟁을 반복하며, “현재 바라스 브라바스와 같은 과격한 팬 그룹의 폭력은 경기장 통제권을 둘러싼 싸움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훌리건 vs 바라스 브라바스

2022년 멕시코에서 열린 ‘케레타로 – 아틀라스 폭동’ 사건은 라틴 아메리카의 축구 폭력 현상이 아르헨티나와 칠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2024년 콜롬비아에서 열린 ‘후니오르(Junior)’와 ‘나시오날(Nacional)’ 경기에서는 폭력적 팬 집단 간의 충돌로 2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폭력과 축구의 관계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폭력이 1970~1990년대에 비해 감소하긴 했다고 말한다. 당시 영국의 ‘훌리건(Hooligan)’은 남성성, 감정, 체력, 노동계급 소속감의 문화를 지키는 존재였고, 이러한 정체성은 곧 상대 팀 팬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그 훌리건의 DNA는 유럽 축구에서 부분적으로만 남아 있다. 축구 구단이 고성능 스포츠를 운영하는 기업으로 전문화되고, 안전 규정이 정교해지면서 폭력은 경기장에서 대부분 사라졌다. 다만 국제 대회에서 원정 팬이 개입된 사건들에서는 여전히 그 잔재가 보인다.

반면 라틴 아메리카의 ‘바라스 브라바스(Barras Bravas)’는 단순히 살아남는 것을 넘어, 불법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한 진짜 범죄 조직으로 변모했다. 이들은 경기 운영과 관련된 여러 불법 행위를 통해 돈을 번다. 예를 들어 인장권 재판매, 경기장 내 주차장 운영, 경기장 ‘보안’ 역할 수행 등이 있으며, 이는 국가와 제도권의 무대응(혹은 공모)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인 ‘안드레스 부르고(Andrés Burgo)’는 ‘남미축구연맹(CONMEBOL)’을 비판하며 이렇게 말한다. “바라스 브라바스의 비즈니스는 결코 위태롭지 않다. 그들은 이미 축구 산업의 일부이며, 그것을 없애려는 진지한 시도는 보이지 않는다. 축구계는 이들을 ‘필요악’으로 여기고, 남미축구연맹은 그 현실을 사실상 외면하고 있다.”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팔레르모 대학교에서 열린 ‘국제 축구 폭력 방지 회의’에서는, 이 현상이 여전히 지속되는 이유를 다섯 가지로 정리했다.

  • 경기장 내 소요 사태와 관련해 폭력적 팬들을 장기간 구금하거나 체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법적 규제의 부재
  • 축구계 내부의 부패 – 업계의 모든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사실상 묵인되고 있음
  • 이런 사건에 대응하기에 준비가 부족하고 역량이 미흡한 경찰력
  • 국가의 사회적 불안정
  • 대부분의 경기장에서 기초적인 보안 시스템의 부족

이 다섯 가지 요인은 인데펜디엔테와 우니베르시다드 데 칠레 간의 경기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건 속에서 모두 드러났다. 외국인 혐오, 감옥 문화, 경찰의 무대응과 즉흥적 대처가 뒤섞인 두 폭력적 팬 그룹의 충돌은, 수많은 부상자를 낳았으며 실제로는 더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NGO 살베모스 알 풋볼의 부회장, ‘디에고 무르시(Diego Murzi)’는 말한다.

“우리는 ‘축구에서 폭력이 사라질 것이다’라는 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 말은 허울뿐이니까요. 어떤 인간관계에서도 잠재적 폭력을 늘 존재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것을 줄이거나, 최소한 예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무리시는 경기장에서 나타나는 폭력을 세 가지 차원으로 나누어 설명한다.

  • 문화적 차원 – “지역, 영토, 남성성에 관한 문제들.”
  • 운영적 차원 – “나는 항상 폭력적 팬들을 통제해야 할 위험인물로 보는 대신,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할 주체로 봐야 한다고 말해왔다.”
  • 범죄적 차원 – “폭력적 팬 집단은 정치, 경찰, 노동조합, 스포츠 지도층 등 다른 사회 영역의 인물들과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결론지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강약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경기장 안팎에서 폭력이 발생할 때마다 모두 작동하고 있다. 사회학자 ‘로드리고 피게로아(Rodrigo Figueroa)’는 경기장 내 폭력을 억제하기 어렵게 만드는 이 ‘폭발적인 혼합물’에 또 하나의 요소를 더한다.

“현대 축구는 일종의 ‘투쟁’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싸움의 재현이며, 정체성 간의 대결입니다. 축구는 그 에너지, 긴장, 그리고 폭력적 충동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통로가 됩니다.”

그는 또 바라스 브라바스가 젊은 세대에게 매우 매력적인 조직이라고 덧붙였다. 이 개념은 같은 현상을 연구한 또 다른 학자, ‘니콜라스 카브레라(Nicolás Cabrera’에 의해 더욱 강조된다.

“이들은 단순한 폭력 집단이 아닙니다. 사회적, 문화적 운동체입니다. 젊은 세대 구성원이 이렇게 많은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카브레라는 저서 <원하는 대로 이야기하게 하라: 아르헨티나 축구 바라의 싸움, 원정, 그리고 응원(Que la cuenten como quieran: pelear, viajar y alentar en una barra del fútbol argentino)>의 저자로, 가장 폭력적인 팬들의 계급적 배경이 그들이 다른 곳에서 찾지 못한 정체성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

“폭력적인 팬 집단은 이질적이지만, 그 구성원의 대부분은 대중 계층 출신입니다. 이들은 전통적인 노동이나 교육의 경로를 통해서는 사회적 이동, 인정, 그리고 경제적 성장을 얻기 어렵습니다.”

민주주의가 약속했던 사회적 진보를 실현하지 못해 비판받는 시대에, 많은 젊은 남성들은 폭력이나 불법 활동을 통해서라도 자신이 속한 팬 집단 안에서 인정과 소속감을 찾는다. 마치 피게로아의 말처럼.

“정당이나 지역 사회 조직과 같은 전통적인 사회, 정치적 공간이 약화될수록, 폭력적 팬 집단의 영향력은 경기장을 넘어 사회 전반으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 새로운 정보 파악 시, 본 콘텐츠에 계속 업데이트 됩니다.
※ 원문 출처 : https://blog.naver.com/barrabrava365/224034484468
※ 최초 작성일 : 2025. 10. 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