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톤 아일랜드는 문화와 역사, 그리고 부정할 수 없는 뛰어난 디자인이 깃든 브랜드이다. 소재에 대한 실험 정신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영국의 진정한 서브컬처와 스트릿 스타일의 중심이기도 하다.

1982년 이탈리아 북부 마을 ‘라바리노(Ravarino)’에서 설립된 스톤 아일랜드는 볼로냐 출신의 혁신적인 패션 디자이너이자 의류 공학자인 ‘마시모 오스티(Massimo Osti)’의 역작이다. ‘조셉 콘래드(Joseph Conrad)’의 해양 소설에서 이름을 따온 이 브랜드는 연구, 실험, 그리고 기능성이라는 깊은 철학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오스티는 단순히 패션을 디자인한 것이 아니라 설계했다. 그는 수천 가지의 새로운 원단, 가공법, 염색 공정을 개발하며 의류의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했다. 이 브랜드는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열민감 스웨터’와 수작업으로 표면에 칠해진 뒤 오븐에서 건조된 미세한 유리 구슬들이 빛을 반사하는 ‘리퀴드 리플렛티브 재킷’을 출시하기도 했다.

의류의 혁신만큼이나 흥미로운 점은 80년대 영국 축구 경기장의 테라스 문화의 일부로서 스톤 아일랜드가 지니는 서브컬처적 중요성이다. 당시 영구 축구팀들이 유럽 대회에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면서, 열혈 젊은 팬들이 유럽 전역의 생소한 원정지로 정기적인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여행을 다니는 동안 그들은 현지 청년들이 입은 색다른 스타일을 접하게 되었고, 아직 영국 경기장까지는 전해지지 않았던 희귀한 브랜드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스톤 아일랜드, 세르지오 타키니, 휠라, 라코스테 같은 하이엔드 유럽 스포츠웨어 브랜드들이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초창기 스톤 아일랜드의 열성 팬들은 80년대 밀라노의 스타일 중심적인 집단 ‘파니나로(Paninaro)’였다. 이들은 고향인 밀라노에서 자주 모이던 ‘파니니 바’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이들의 스타일은 50년대의 ‘아메리카나(Americana)’와 60년대 ‘모드(Mod)’ 문화가 묘하게 뒤섞인 형태였으며, 여기에 스포티한 이탈리아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더해졌다.
영국 축구의 열혈 팬들이 영국으로 가져와 자신들만의 서브컬처로 승화시킨 것이 바로 이 ‘파니나로’ 룩이었으며, 이는 후에 ‘테라스 캐주얼(Terrace Casuals)’ 운동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전설에 따르면, 1992년에 이르러 스톤 아일랜드는 테라스 캐주얼 스타일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가장 핵심적인 브랜드가 되었다. 스웨덴에서 열린 유럽 선수권 대회(유로 1992) 조별 리그에서 영국이 탈란학 후, 팬들이 ‘지니어스(Genius)’라는 스웨덴 의류 아울렛을 약탈하여 훔친 ‘스토니(Stoney·스톤 아일랜드의 애칭)’ 제품들을 대거 본국으로 가져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사건이 스톤 아일랜드를 캐주얼 문화의 기둥으로 확고히 자리 잡게 만든 결정적인 계기라고 일컬어진다.

시간이 흐르고 서브컬처가 변화하는 동안에도 스톤 아일랜드는 ‘애시드 하우스(Acid House)’와 ‘레이브(Rave)’ 씬 같은 흐름 속에서 변함없이 그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이 브랜드를 대서양 건너 미국 시장과 주류 패션계로 급부상시킨 결정적인 계기는 2014년 미국 스트릿 패션의 거물 ‘슈프림(Supreme)’과의 협업이었다.
‘에이셉 내스트(A$AP Nast)’와 ‘트래비스 스캇(Travis Scott)’, ‘드레이크(Drake)’ 같은 래퍼들이 왼쪽 소매에 상징적인 나침반 와펜이 달린 옷을 입기 시작하면서, 스톤 아일랜드는 특정 서브컬처의 전유물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문화적 현상이 되었다. 셀러브리티들은 서로 누가 먼저 ‘스토니’를 발견했는지를 두고 논쟁을 벌이기도 했으며, 영국 ‘그라임(Grime)’ 음악의 부상은 브랜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만들었다.
스톤 아일랜드는 그 역사 속에서 다양한 가치를 상징해 왔다. 소재 실험의 장이자, 열혈 축구 팬들의 서브컬처이며, 동시에 이탈리아의 하이엔드 럭셔리 패션 레이블로서 말이다.
이처럼 보편적인 사랑을 받으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변화하는 능력이야말로 스톤 아일랜드를 전 세계에서 가장 선망받는 패션 브랜드 중 하나로 만드는 차별점이다. 기술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스톤 아일랜드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끊임없는 진화에 있다.
출처 : https://culted.com/
<세르지오 타키니부터 스톤 아일랜드까지, ‘캐주얼’ 패션의 짧은 역사>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