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TTI

토티가 라치오의 꾸르바로부터 존경을 얻게 된 이야기

어떤 축구 팬도 경기를 보러 집을 나섰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팬 간의 폭력, 교통사고, 압사, 화재, 돌연사 등 다양한 이유로 경기장으로 가는 길이나 경기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이탈리아인들은 감정을 드러내는 데 거리낌 없는 열정적인 민족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축구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인다. ‘가브리엘레 산드리(Gabriele Sandri)’의 비극적인 죽음은 이탈리아 축구에서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으며, 팬 그룹과 경찰 간에 오랫동안 이어져온 긴장된 갈등 속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가브리엘레 산드리(Gabriele Sandri)의 죽음

상황을 설명하자면, 2007년 11월 11일 세리에 A 경기에서 인테르 밀란은 SS 라치오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수천 명의 라치오 팬들이 경기를 보기 위해 로마에서 북쪽 밀라노로 E35 고속도로를 따라 이동 중이었다. 이는 대부분의 주말과 마찬가지로, 팬들이 이탈리아 전역에서 원정 경기를 보기 위해 이동하는 상황이었다. 라치오 팬들 중 한 무리, 그중에는 가브리엘레 산드리도 포함되어 있었는데, 이들은 아레초 지역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르마와의 경기를 보러 가던 유벤투스 팬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보도에 따르면 두 팬 그룹 간에 몸싸움이 벌어졌고, 경찰이 즉시 현장에 출동했다. 폭력이 격화되자 현장에 있던 경찰은 팬들을 떼어놓기 위한 시도로 공중에 실탄을 발사해 경고를 줬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혼란과 혼돈이 일어났고, 한 경찰관이 또 한 발의 실탄을 오발하게 되었는데, 그 총알은 가브리엘레 산드리의 목을 맞췄다. 이 총격은 치명적이었다. 가브리엘레 산드리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몇 년이 지난 후, 한 경찰관이 결국 가브리엘레 산드리의 과실치사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연히 인테르와 라치오 간의 경기는 산드리의 사망 소식이 확인되자마자 취소되었고, 로마에서 열릴 예정이던 로마와 칼리아리 간의 경기 역시 취소되었다. 산드리의 죽음에 대한 소식이 이탈리아 전역에 퍼지기 시작하자 대규모 항의와 시위가 이어졌다. 이탈리아 축구협회는 산드리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경기를 10분 지연해 시작하기로 했으며, 아탈란타와 AC 밀란 간의 세리에 A 경기는 산드리의 죽음으로 촉발된 폭동으로 인해 중단되었다.

일부 팬들은 산드리의 죽음 이후에도 대부분의 경기가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해 초, 팔레르모 FC와 칼초 카타니아 간의 시칠리아 더비 경기 전 한 경찰이 사망했을 당시에는 모든 경기 일정이 전면 취소되었었다. 이탈리아 전역의 팬들은 이탈리아 축구협회의 이러한 조치가 팬의 생명보다 경찰의 생명을 더 소중히 여긴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아탈란타와 밀란 간의 베르가모 경기 역시 이러한 이유로 중단되었는데, 아탈란타 팬들은 경기가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고 느껴 경기장을 점거하려 시도했고, 결국 경기를 중단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4개월 뒤인 2008년 3월, 로마 올림피코 경기장에서 ‘데르비 델라 카피탈레(Derby della Capitale)’가 열렸다. 이는 산드리의 죽음 이후 처음 열리는 로마 더비였고, 경기 시작 전 벌어진 일들은 그야말로 강렬하고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프란체스코 토티 & 꾸르바 노르드 라치오

경기 시작을 앞두고, 몇 명의 인물이 미디어와 사진기자들의 호위를 받으며 라치오의 꾸르바 노르드 쪽 터치라인을 따라 걸어갔다. 양 구단의 대표자들도 함께 있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룹을 이끄는 다섯 명의 주요 인물들이었다. 로마의 주장 ‘프란체스코 토티(Francesco Totti)’, 라치오의 주장 ‘토마소 로키(Tommaso Rocchi)’, 가브리엘레 산드리의 형 ‘크리스티아노(Cristiano)’, 그리고 라치오와 로마 울트라 그룹을 대표하는 주요 인사 한 명씩이었다.

이 다섯 명이 함께 모여 산드리의 사진 앞에 헌화를 하고 포옹하는 장면은, 가장 치열한 라이벌 사이에서도 가능한 단결과 연대의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같은 시각 원정석에 모인 로마 팬들도 산드리와 라치오에 대한 연대를 표하며 슬픔과 존경의 마음을 담은 현수막을 펼쳤다. 영원한 증오를 잠시 접어두고 말이다. 현수막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하늘색 하늘 아래, 하나의 별이 빛난다. 안녕 가브리엘레.”

물론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긴장감은 다시 살아났고, 이후로도 그 적대감은 계속되어왔다. 그러나 경기 시작 전 토티가 보여준 행동, 그리고 실제로 산드리의 장례식에 참석한 사실은 라치오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듯하다.

2017년, 토티의 마지막 ‘데르비 델라 카피탈레’를 앞두고, 많은 이들의 놀라움 속에 라치오의 꾸르바 노르드는 이 로마 전설에게 경의를 표했다. 울트라 그룹 ‘이리두치빌리(Irriducibili)’의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영원한 적, 우리는 너를 경의로이 맞이한다. 프란체스코 토티.”

SS 라치오와 AS 로마는 항상 영원한 적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프란체스코 토티는 로마의 최다 출장자이면서 최다 득점자이고 그리고 영원한 AS 로마의 전설이다. 동시에 그는 라이벌 라치오 팬들의 존경을 얻은 로마의 전설이기도 하다. 이처럼 어떤 것은 축구보다 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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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출처 : https://blog.naver.com/barrabrava365/223932374612
※ 최초 작성일 : 2025. 0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