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패션과 축구의 성지 밀라노가 충격에 빠졌다. AC 밀란 울트라스의 핵심 권력이자 산 시로의 지배자로 불리던 인물이 국제적인 마약 밀매 네트워크를 운영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이다.

산 시로의 왕, 감옥으로 향하다
AC 밀란 울트라스 ‘꾸르바 수드(Curva Sud)’의 리더 ‘루가 루치(Luca Lucci)’가 이탈리아 법원으로부터 징역 18년에 달하는 중형을 선고받았다. 루카 루치는 지난 2021년 체포 당시 7~8년 정도의 형량이 예상됐었다. 하지만 이탈리아 검찰의 끈질기 추가 수사 결과, 그가 단순히 마약을 유통한 수준을 넘어 국제적인 범죄 네트워크를 결성하고 주도한 조직의 수장임이 입증되었다.
2026년 현재, 그는 밀라노 항소법원으로부터 약 18년 8개월의 최종 형량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이는 이탈리아 당국이 울트라스를 단순한 서포터즈가 아닌, 사회적 위해를 가하는 ‘범죄 단체’로 규정했다는 강력한 신호이다.

마피아 조직 ‘느드랑게타’와의 연관
이번 사건의 핵심은 구단 운영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AC 밀란 울트라스 지도부가 이탈리아에서 가장 잔인하고 강력한 마피아 조직인 ‘느드랑게타(Ndrangheta)’와 손을 잡았다는 점이다. 수사 당국은 루카 루치가 운영한 마약 네트워크의 배후에 해당 마피아 세력이 깊숙이 개입되어 있음을 밝혀냈다.
전통적으로 울트라스는 지역 공동체와 팀에 대한 충성을 강조해 왔지만, 현실에서는 경기장 안팎의 지배력을 바탕으로 마약 유통, 암표 판매, 보안 용역 등 이권 사업을 독점하며 범죄 조직의 자금 세탁소이자 행동 대원 역할을 수행해 왔다.
범죄 조직이 AC 밀란 울트라스와 같은 강성 팬덤을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수만 명이 밀집한 경기장은 경찰의 감시가 까다롭고, ‘오메르타(Omerta·침묵의 계율)’라 불리는 서포터즈 특유의 폐쇄적인 결속력 덕분에 내부 고발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루치는 축구 경기장을 일종의 성역으로 삼아 수사망을 피했고, 울트라스의 강력한 규율과 결속력을 마약 유통 인프라로 활용했다. 산 시로의 꾸르바는 응원의 장이 아니라, 남미와 아프리카에서 들여온 코카인이 유통되는 거대한 ‘비즈니스 허브’였음이 재판 과정에서 명백히 드러난 것이다.
루카 루치의 몰락 이후, AC 빌란 울트라스 내부는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안티 울트라스’ 법안을 강화하며 경기장 내 암표 거래, 불법 굿즈 판매, 그리고 마약 유통에 관여한 핵심 멤버들을 줄줄이 소탕하고 있다.
이제 산 시로의 관중석에는 루카 루치의 얼굴 대신, 범죄와 결별하고 순수한 응원을 되찾자는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하지만 수십 년간 뿌리 깊게 박힌 범죄 카르텔의 영향력을 완전히 걷어내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
ANSA – Milan ultras leader gets 7 yrs for drug trafficking
Football Italia – AC Milan Ultra leader sentenced to seven years in prison
Reuters – Italy police arrest AC Milan ‘ultra’ leader in drug sweep
<밀란 때문에 : 꾸르바 노르드 브레시아가 체세나와의 우정을 종료하다>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