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의 열기가 경기장을 넘어 도시의 식탁 위로 번지고 있다. 아르헨티나를 넘어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포터즈 집단으로 꼽히는 보카 바라브라바 La12가 최근 미식 업계를 중심으로 전례 없는 변화와 갈등의 중심에 섰다.
이것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브랜드’가 된 이들의 행보이다.

‘Jugador Numero 12’라는 이름의 가치와 상표권 분쟁
보카 주니어스의 심장으로 불리는 보카 바라브라바 La12는 더 이상 관중석의 함성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룹의 리더 ‘라파엘 디 제오(Rafael Di Zeo)’는 ‘아르헨티나 국립 산업재산권기구(INPI)’를 통해 본인과 아내의 명의로 ‘Jugador Número 12’ 및 ‘La12’에 대한 독점적 상표권을 등록하며, 팬덤을 합법적 비즈니스 영역으로 확장시켰다.

이 상표권은 단순히 응원 문구를 넘어 의류, 액세서리는 물론 음식점 및 음료 서비스업까지 포괄한다.
수십 년간 관습적으로 해당 명칭을 써온 영세 상인들은 디 제오의 ‘저작권 무기화’에 강하게 반발하며 법적, 문화적 갈등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에는 한 유명 스테이크 하우스 입구에서 La12 멤버들과 해당 식당 보안 요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 직전의 대치 상황까지 발생해 논란이 됐다.
보카 지구 내의 영세 식당이나 기념품점들이 상표권 침해 경고를 받는 일도 있었다. 이에 상인들은 “우리가 수십 년간 써온 이름인데 왜 이제 와서 돈을 내느냐”며 거세게 반발하기도 했다.
내부 분열의 서막, ‘무단 개업’한 레스토랑의 등장
최근 발생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보카 바라브라바 La12 내부의 계파 갈등이다. 올해 초,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촌 푸에르토 마데로에 ‘El Bodegón de la 12’라는 레스토랑이 문을 열었다.
상업적 성공을 상징하는 디 제오의 공식 제휴 식당이다. 디 제오는 직접 식당을 운영하는 대신, 전문 외식 경영 그룹에 자신의 상표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프랜차이즈 모델’을 택했다.
실제로 이 식당에서 사용하는 로고는 디 제오가 등록한 공식 로고와 동일하며, 이곳은 디 제오가 직접 주관하는 각종 이벤트의 본거지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그 이름을 딴 다른 식당이 문제가 됐다. 디 제오의 허락 없이 ’12’라는 이름을 내세워 독자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내부 반대파의 ‘무단 개업’이었다.
디 제오는 즉시 “해당 식당은 나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공식 라이선스가 없는 곳은 모두 가짜”라며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이는 과거 암표나 주차권 이권을 두고 싸우던 바라브라바가 이제는 ‘지적 재산권’과 ‘브랜드 로열티’를 두고 내부 전쟁을 벌이는 시대가 왔음을 시사한다.
디 제오는 이 ‘가짜’ 식당들에 맞서 자신의 상표권 권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그는 보카 지구 내에서 관습적으로 ’12’라는 명칭을 써온 영세 식당이나 기념품점들에 상표권 침해 경고를 보내며 ‘공식 브랜드’로서의 질서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미식과 팬덤의 결합, ‘디 제오와의 저녁 식사’
이러한 갈등 속에서도 디 제오는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기 위해 직접 ‘공식 이벤트’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그는 1인당 약 10만 페소에 달하는 고가의 ‘독점 디너 이벤트’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 이벤트는 100여 명의 팬이 디 제오와 직접 식사하며 바라브라바 조직의 비화를 들을 수 있었고 첫 회만에 약 1,200만 페소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이는 현재 보카 주니어스 내에서 스타 선수인 에디손 카바니에 비견될 정도의 강력한 티켓 파워를 입증한 사례이다.
한편 보카 주니어스 구단 측은 ’12번째 선수’라는 명칭이 특정 개인이 아닌 팬 전체의 자산이라고 보고 있다. 디 제오가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해 사익을 취하는 것에 대해 구단 수뇌부(특히 리켈메)와 보이지 않는 갈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카 바라브라바 La12는 이제 단순한 팬 집단이 아닌, 독자적인 경제 생태계를 구축한 ‘기업형 조직’으로 진화했다. 그곳에는 상표권과 비즈니스를 둘러싼 치밀한 권력 설계가 숨어 있다.
참고 자료 :
365Scores – Argentinian Hooligans New Venture: Luxury Dinners with “La 12” leader, Rafael Di Zeo
365Scores – Luxury Dinners with “La 12” leader Rafael Di Zeo
Infobae – La impensada interna gastronómica que sacude a la barra de Boca
TyC Sports – El negocio detrás del bodegón de la barra de Boca
<보카 주니어스 바라브라바 La12 이야기> Click